말씀을 들음과 행함
본문: 야고보서 1장 22~25절
“너희는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

하나님의 말씀은 단순히 듣고 아는 데서 끝나는 말씀이 아닙니다. 말씀을 듣고 자신을 돌아보며, 마음에 간직하고, 구체적인 순종으로 옮길 때 우리의 믿음과 삶이 바로 세워집니다.
들어가는 말씀
우리는 매일 수많은 말을 들으며 살아갑니다.
가족의 말, 직장 동료의 말, 뉴스와 방송의 말, 인터넷과 유튜브에서 들려오는 말까지
수많은 소리가 우리 마음속으로 들어옵니다.
그 가운데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도 듣습니다. 주일마다 설교를 듣고, 새벽기도회에서 말씀을 들으며, 성경을 읽고 묵상합니다. 오랜 세월 신앙생활을 한 사람은 수백 번, 수천 번의 설교를 들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그동안 들은 말씀이 실제로 우리의 삶을 얼마나 변화시켰습니까?
말씀을 많이 들었다는 사실과 그 말씀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서로 다릅니다. 성경을 많이 안다고 해서 반드시 성숙한 신앙인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삶으로 받아들이고 순종할 때 비로소 말씀은 우리의 인격과 생활을 변화시킵니다.
야고보는 오늘 본문에서 단호하게 말합니다.
“너희는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
야고보가 경고하는 문제는 말씀을 듣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말씀을 들으면서도 행하지 않는 것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런 사람이 자신은 말씀을 잘 듣고 있으므로 믿음도 좋은 사람이라고 착각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자신을 속이는 신앙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하여 우리는 세 가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첫째, 말씀을 들으면 하나님 앞에 바르게 서게 됩니다
“누구든지 말씀을 듣고 행하지 아니하면 그는 거울로 자기의 생긴 얼굴을 보는 사람과 같아서.”
— 야고보서 1:23
야고보는 하나님의 말씀을 거울에 비유합니다.
거울은 얼굴을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거울은 이미 있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 줍니다. 얼굴에 무엇이 묻었는지, 머리가 흐트러졌는지, 옷차림이 단정한지를 보여 줍니다.
그러나 거울을 본다는 것만으로 얼굴이 깨끗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거울을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발견했다면 얼굴을 씻고 옷매무새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도 이와 같습니다.
말씀은 우리의 겉모습만 보여 주지 않습니다. 사람에게 숨길 수 있는 마음의 생각과 동기까지 비추어 줍니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말씀 앞에 서면 내 안에 교만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나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말씀은 내 안의 미움과 원망을 보여 줍니다.
히브리서 4장 12절은 하나님의 말씀이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한다고 가르칩니다. 말씀은 우리의 외적인 행동뿐 아니라 그 행동을 일으킨 내면의 동기까지 드러냅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합니다.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하고 다른 사람의 잘못에는 엄격합니다. 실패하면 환경을 탓하고, 성공하면 자신의 능력 덕분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기준으로 자신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거울 앞에 서야 합니다.
예화: 건강검진 결과표
어떤 사람이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검사 결과 혈압과 혈당이 높고 체중을 줄여야 한다는 의사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는 결과표를 잘 접어서 서랍에 보관했습니다. 그러나 식습관을 바꾸지 않았고 운동도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이 건강검진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건강해질 수 있겠습니까?
건강검진은 몸의 상태를 알려 주지만, 결과에 따라 생활을 바꾸지 않으면 아무런 유익이 없습니다. 오히려 문제를 알고도 고치지 않았기 때문에 위험은 계속 커질 수 있습니다.
말씀을 듣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씀을 통해 내 교만과 욕심, 미움과 불순종을 발견했다면 회개하고 고쳐야 합니다. 말씀을 듣고 “좋은 말씀이었다”라고 평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오늘 말씀을 통해 나에게 무엇을 고치라고 하시는지 물어야 합니다.
설교를 들을 때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이 말씀은 우리 남편이 들어야 하는데.”
“우리 자녀가 이 말씀을 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무개 집사가 꼭 들어야 할 말씀이다.”
이렇게 말씀을 다른 사람에게만 적용하면, 말씀이라는 거울 앞에서 자신의 얼굴은 보지 않고 옆 사람의 얼굴만 살피는 것과 같습니다.
말씀을 들을 때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입니다.
“주님, 이 말씀을 통해 제게 무엇을 보여 주십니까?”
말씀 앞에 자신을 정직하게 세우십시오. 잘못이 보이면 변명하지 말고 인정하십시오. 죄가 드러나면 감추지 말고 회개하십시오. 흐트러진 믿음이 보이면 다시 바로잡으십시오.
말씀을 듣는 첫 번째 목적은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나 자신을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둘째, 말씀을 잊지 않으면 참된 자유를 누리게 됩니다
“제 자신을 보고 가서 그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곧 잊어버리거니와 자유롭게 하는 온전한 율법을 들여다보고 있는 자는 듣고 잊어버리는 자가 아니요….”
— 야고보서 1:24~25
말씀을 듣고 행하지 않는 사람의 문제는 말씀을 곧 잊어버린다는 데 있습니다.
설교를 들을 때는 마음에 감동을 받습니다. “이제는 용서해야겠다.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기도를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러나 예배당을 나가면서부터 그 결심이 희미해집니다. 현실의 문제를 만나는 순간, 다시 이전의 생각과 습관으로 돌아갑니다.
야고보는 이런 사람을 거울을 보고 돌아선 뒤 자기 모습이 어떠했는지 잊어버린 사람에 비유합니다.
반대로 복된 사람은 말씀을 “들여다보고 있는 자”입니다. 여기에는 잠깐 보고 지나간다는 의미가 아니라 몸을 굽혀 자세히 살펴보고 계속 머문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말씀을 한 번 듣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계속 마음에 새기고 묵상하는 사람입니다.
야고보는 하나님의 말씀을 “자유롭게 하는 온전한 율법”이라고 부릅니다. 사람들은 종종 하나님의 말씀을 자유를 제한하는 규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자유는 아무렇게나 살아도 되는 방종이 아닙니다.
참된 자유는 죄와 욕망에 끌려다니지 않고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목적대로 살아갈 수 있는 상태입니다.
기차는 철로 위에 있을 때 자유롭게 달릴 수 있습니다. 철로가 기차를 억압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기차가 철로를 벗어나면 자유를 얻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달릴 수 없게 됩니다.
물고기도 물속에 있을 때 자유롭습니다. 물이 답답하다고 물 밖으로 나오면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잃게 됩니다.
사람도 하나님의 말씀 안에 있을 때 참된 자유를 누립니다.
예화: 내비게이션의 안내
낯선 곳을 운전할 때 내비게이션이 길을 안내해 줍니다. 운전자는 안내를 들을 자유가 있고 무시할 자유도 있습니다. 그러나 안내를 계속 무시하면 길을 잃거나 위험한 길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의 안내는 운전자의 자유를 빼앗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인도하기 위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워하지 말라, 용서하라, 정직하라, 욕심을 버리라, 염려하지 말고 기도하라”는 말씀은 우리를 억압하기 위한 명령이 아닙니다. 미움과 거짓, 탐욕과 두려움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기 위한 생명의 길입니다.
용서하지 못하면 상대방이 아니라 내가 미움에 묶입니다. 욕심을 따라가면 더 많이 소유하고도 만족하지 못합니다. 거짓말을 하면 그 거짓을 감추기 위해 또 다른 거짓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말씀에 순종하여 용서하면 미움에서 자유로워집니다. 정직하게 살면 숨기고 두려워할 것에서 자유로워집니다. 모든 염려를 하나님께 맡기면 걱정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말씀을 잊지 않을 수 있습니까?
말씀을 기록하고, 반복하여 읽고, 묵상하고, 기도에 담아야 합니다. 특히 말씀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사랑해야지”라는 막연한 결심보다 “오늘 내가 먼저 그 사람에게 전화하겠다”고 정해야 합니다.
“기도해야지”라고 생각하는 데서 끝내지 말고 “매일 아침 10분 동안 기도하겠다”고 시간을 정해야 합니다.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반복하여 묵상할 때 세상의 수많은 소리보다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의 생각과 결정을 이끌게 됩니다. 그때 우리는 죄와 염려의 지배에서 벗어나 참된 자유를 누리게 됩니다.

셋째, 말씀을 행하면 하나님의 복을 받게 됩니다
“듣고 잊어버리는 자가 아니요 실천하는 자니 이 사람은 그 행하는 일에 복을 받으리라.”
— 야고보서 1:25
하나님은 말씀을 많이 들은 사람에게 복을 주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사람이 그 행하는 일에 복을 받는다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복을 단순히 물질적인 성공이나 모든 일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말씀에 순종하는 사람도 어려움과 고난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순종하는 사람은 환경을 넘어서는 복을 받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로 서고, 마음에 평안이 생기며, 인격이 성숙하고, 삶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방향으로 세워집니다. 그의 순종을 통해 가정과 공동체가 살아나고 다른 사람에게도 하나님의 사랑이 전해집니다.
순종은 말씀을 완벽하게 이해한 다음에 시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분명히 깨달은 한 가지를 실천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예화: 처방전을 받은 환자
환자가 병원에서 진찰받고 의사에게 처방전을 받았습니다. 그는 처방전을 읽으며 약의 성분과 효능을 자세히 공부했습니다. 약에 관한 강의도 듣고 다른 사람에게 그 약의 효과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약을 복용하지 않았습니다.
처방전에 관한 지식이 아무리 많아도 약을 실제로 복용하지 않으면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성경 지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용서에 관한 말씀을 많이 알아도 실제로 용서하지 않으면 미움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기도에 관한 책을 많이 읽어도 무릎을 꿇지 않으면 기도의 능력을 경험할 수 없습니다. 섬김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도 손과 발을 움직이지 않으면 섬김의 열매는 맺히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마태복음 7장에서 말씀을 듣고 행하는 사람을 반석 위에 집을 지은 지혜로운 사람에 비유하셨습니다. 말씀을 듣고 행하지 않는 사람은 모래 위에 집을 지은 어리석은 사람과 같습니다.
두 사람 모두 말씀을 들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집을 지었습니다. 차이는 말씀을 행했느냐에 있었습니다.
비가 내리고 홍수가 나며 바람이 불자 그 차이가 드러났습니다. 평온할 때는 두 집이 비슷해 보였지만, 시련이 닥쳤을 때 기초가 드러난 것입니다.
순종은 믿음의 집을 반석 위에 세우는 일입니다.
하나님은 거창한 일만을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순종을 기뻐하십니다.
감사하라는 말씀을 들었다면 오늘 감사의 말을 전하십시오. 화해하라는 말씀을 들었다면 먼저 손을 내미십시오. 어려운 사람을 도우라는 말씀을 들었다면 작은 것이라도 나누십시오. 기도하라는 말씀을 들었다면 지금 기도를 시작하십시오.
작은 순종이 반복될 때 그것이 우리의 성품이 되고 생활이 됩니다.
순종하지 않으면서 더 많은 말씀만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이미 들은 말씀을 행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말씀만 찾는 것은 음식을 먹지 않고 계속 식단표만 모으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 들은 말씀 가운데 단 한 가지라도 붙잡고 실천하십시오. 하나님은 그 순종을 통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시고 그 행하는 일에 복을 더하십니다.
맺는말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세 가지를 가르쳐 줍니다.
첫째, 말씀을 들으면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바르게 세워야 합니다.
둘째, 말씀을 잊지 않고 마음에 새길 때 참된 자유를 누리게 됩니다.
셋째, 말씀을 구체적으로 행할 때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을 경험하게 됩니다.
거울 앞에 서는 것으로 단장이 끝나지 않습니다. 잘못된 모습을 발견했다면 고쳐야 합니다. 말씀을 듣는 것으로 신앙이 완성되지 않습니다. 들은 말씀을 삶으로 옮겨야 합니다.
오늘 예배를 마치며 내 자신에게 묻습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내게 고치라고 하신 것은 무엇인가?”
“내가 잊지 않고 마음에 새겨야 할 말씀은 무엇인가?”
“오늘부터 실제로 행할 수 있는 한 가지 순종은 무엇인가?”
이번 한 주간 말씀 한 구절을 선택하여 기록하고 묵상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 말씀을 실천할 한 가지 행동을 정하십시오.
듣는 믿음에서 행하는 믿음으로 나아가십시오. 말씀을 아는 사람을 넘어 말씀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십시오. 그리하여 우리의 가정과 일터와 교회에서 살아 있는 말씀의 열매를 맺고, 그 행하는 일에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마무리 기도
말씀으로 우리를 비추어 주시는 하나님 아버지, 말씀을 듣기만 하고 순종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믿음이 있다고 착각했던 모습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말씀 앞에 정직하게 서게 하시고,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깨달을 때 변명하지 않고 회개하게 하옵소서. 들은 말씀을 잊지 않고 마음에 깊이 새겨 죄와 욕심과 염려에서 참된 자유를 누리게 하옵소서.
거창한 말보다 작은 순종을 시작하게 하시며, 가정과 일터와 교회에서 사랑하고 용서하고 섬기는 말씀의 실천자가 되게 하옵소서. 우리의 순종을 통해 이웃이 살아나고 하나님의 이름이 높임을 받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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